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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편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뒷맛이 나쁜 한강 이야기

여대생 '정 양'은 키우는 강아지와 함께 한강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. 그 옆에 동네친구 '김 양'도,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걷고 있었다.
둘은 방학을 맞이해서 다이어트도 할 겸, 개들 산책도 시킬 겸 꾸준히 시간을 내는 중이었다.
정양이 자신의 강아지 목줄을 흔들며 말했다.
 
" 어떻게 된 게 우린 개까지 다 암컷이냐? 양기가 없어 양기가~! "
 
김양이 웃으며 말했다.
 
" 그러게~ 만약 개라도 수컷이 하나 있었음 둘이 결혼시켜주는 건데~ 흐흐 "
" 어머! 어디 믹스견을 우리 혈통 있는 퍼기한테 들이대~?! "
" 얘가 얘가~! 혈통은 개뿔, 개는 똥개가 제일 귀여운 법이야! "
" 무슨~ "
 
둘은 개의 귀여움에 관해 토론을 하며 걷다가, 앞 쪽의 광경을 보게 되었다.
한 여인이 쭈그려 앉아, 다른 사람의 개를 귀여워하며 쓰다듬는 모습이었다. 장바구니에서 먹이도 꺼내주며 강아지를 쓰다듬는 여인.
그 개 주인이 떠난 뒤, 정양과 김양이 가까워졌을 때도 그 여인은 다가왔다.
 
" 어머~ 세상에! 너무 귀엽다~! 몇 살이에요? "
 
자연스럽게 앉아서 개들을 쓰다듬는 여인. 정양과 김양은 멈춰 서서 여인의 말을 받아주었다.
그러다, 장바구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여인~
 
" 먹을 거 좀 줘도 되죠? "
" 아 예~ "
 
여인은 비닐에 쌓인 정육고기를 조금 내주었다. 정양은 흔쾌히 웃으며 허락했지만, 김양은 강아지 목줄을 당기며 말했다.
 
" 아, 죄송해요. 우리 개가 지금은 밥 먹으면 안 돼서요~! "
 
정양이 뭘 어때라는 얼굴로 쳐다보았지만, 김양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. 결국, 정양의 강아지에게만 고기를 주는 여인. 먹고 있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.
강아지가 고기를 다 먹자 곧,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.
 
" 아 부럽다~! 강아지 예쁘게 키우세요~! "
" 감사합니다~ "
 
여인을 뒤로하고 걷는 두 사람. 정양은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었다.
 
" 아구구~ 그렇게 맛있었어~? 되게 맛있게 먹네~! 하여간 식탐은 많아가지고~ "
 
그때 김양이 찜찜한 얼굴로 말했다.
 
" 야 넌 무슨,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막 먹이면 어떡해? "
 
정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.
 
" 뭐 어때~! 개가 귀여워서 주는 건데~! "
"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거 함부로 먹이고 그러는 거 아니야! "
" 넌 애가 왜 이렇게 삭막하니? 정이 없어 정이! 귀여운 강아지 보면 맛난 것도 먹이고 싶고 그런 거지 뭐~! "
" 끄응... "
 
김양은 눈살을 찌푸렸지만, 단순히 성향문제라 생각하기로 했다.
 
" 그래도 조심해! 세상이 흉흉하니까~ "
" 어휴~ 걱정도 팔자다! "
 
정양은 너도 참 별나다라는 듯 김양을 보았지만, 김양 입장에서는 정양이 그랬다.
 
.
.
.
 
정양이 부엌에서 그릇에다 애완견 특별식을 배합하고 있었다. 정양의 주변을 맴도는 개. 
 
" 기다려! 어허! 기다려! "
 
그때 식탁 위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리고, 톡 내용을 확인한 정양은 그릇을 들고 TV 앞으로 향했다.
 
[ 야 빨리 뉴스 틀어 봐!! ]
 
" 갑자기 뭘 보라는 거야? "
 
의문스런 얼굴로 소파에 앉아 리모컨 채널을 돌리는 정양. 
뉴스에는 '한강 개 여인'이라는 타이틀이 적혀진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. 정양은 리모컨을 내려놓고 다시 그릇의 애완견 특별식을 비비며 화면에 집중했다.
곧, 데스크 아나운서의 입에서 사건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왔다.
 
[ 평소 정신병을 앓고 있던 '최 씨'는 남편 '강 씨'가, 키우던 개들로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해,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습니다. 남편과 개를 극도로 증오하던 최 씨는, 남편의 시체를 토막 내 들고 다니며, 한강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개들에게 남편의 시체를 먹여온 것으로 밝혀졌는데요, 현재 자신의 반려견들이 인간 고기를 먹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져-. . .  ]
 
TV를 보던 정양이 멍하니 굳었다. 곧,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개를 바라보는 정양-
기다려 자세로 앉아 있는 개가, 정양을 바라보며 혓바닥을 날름,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.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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